필자는 2004년도 8월에 전역한 작2659기 전투경찰대원 출신 민방위이다.
한일월드컵이 뜨겁게 타올랐던 2002년 7월에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여 21사단에서 신병교육 중 전투경찰대원을 차출(컴퓨터 난수 추첨)되어 충남의 전경대에서 전투경찰 생활을 했다.
혼잡경비, 시위진압, 대간첩, 대테러, 치안보조 업무 등에 투입되는 전투경찰은 2013년 폐지되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육군지원 병력의 강제 차출, 현역병 감소 등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전투경찰의 폐지 이후 해당 임무는 의무경찰과 일선 경찰로 이관되었고 의무경찰 기동대도 폐지됨에 따라 경찰 기동대(단)가 현재 그 업무를 하고 있다.
10.29 참사가 있던 그 현장의 혼잡 경비는 경찰 기동대가 맡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그 날은 그러지 못 했다.
기동대의 경력운용은 지방경찰청의 지시에 따른다.
필자가 근무하던 시절의 기억을 반추하면 기동중대의 경력 운용 지시는 상급 지방경찰청(또는 경찰서)로 부터 사전에 지시되며 이는 소대단위의 운용까지 지시가 하달 될 수 있다.
현장에 배치된 이후에는 중대 또는 지방청 단위의 현장 책임자에 의해 임의 운용 될 수 있으나
경력의 배치 및 운용은 지방경찰청의 지시를 따랐다.
10.29 참사 현장의 인파 밀집은 예측할 필요조차 없이 사전에 데이터가 누적되어 있는 곳이다.
작년... 그리고 코로나 이전에도 계속 되어 왔던 행사와 인파 밀집이다.
경찰과 구청, 시청 모두 알고 있고 일반 시민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장에 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은 것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방송과 기자들, 그리고 경찰 스스로 밝힌 마약 수사.
법무부장관과 대통령, 그리고 행안부장관과 서울지방경찰청장까지 입으로 말했던 대대적인 마약과의 전쟁.
마약수사가 펼쳐질 현장에 경찰근무복과 형광조끼, 그리고 경광봉을 든 기동대가 배치되면 마약수사는 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
기동대의 임무가 수사와 체포가 아님은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근무복을 입고 경광봉을 흔드는 수십명의 기동대원들이 있는 골목과 상점 앞에서 마약을 거래하고 복용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경찰의날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법무부 장관은 검경이 함께 마약에 대처하겠다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언했다.
경찰청장은 그러한 회의에 참석했고 10.29 참사가 벌어진 현장에 서울청장은 기동대를 배치하여 혼잡경비를 담당하게 하는 대신에 광역수사대 마약 단속 인원을 대대적으로 배치하고 기자들까지 불러들였다.
참사가 벌어진 10시 40분 경에도 기자들에게 작전 철수를 전달하지 않았고 한 시간여가 지나서야 당일 마약 수사가 불가함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이 참사의 원인이 무엇인가?
마약 수사를 위해 혼잡경비를 위한 인원을 배치하지 않은 권력자들.
지난 두 달여의 시간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부르짖으면 10월 29일을 실적 달성의 D-DAY로 삼고 기자들까지 불러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려고 한 자들.
이러한 실적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여론을 형성하려던 자들.
이들이 원인이 아닌가?
비번임에도 저녁에 나와 현장을 챙기고 언론 대응과 현장 지휘를 한 소방관을 입건하는 것이 잘 하는 짓인가?
젊은 청춘들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해외 언론과의 브리핑자리에 농담따먹기를 하는 것이 잘 하는 짓인가?
지금이라도 책임자들은 스스로의 욕심과 무능을 인정하고 자리에서 내려와 떠나간 청춘들의 넋에게 사죄하시라.
유족들에게 사죄하시라.
비겁하게 변명하지 말고 현장에 책임을 돌리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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